피격 공무원 아들 두 번 위로한 文... 편지 답장도 쓴다

입력
2020.10.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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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에 피격된 공무원의 아들 A씨가 공개 편지를 쓴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나도 마음이 아프다.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A씨 편지가 청와대에 도착하는대로 직접 답장을 보낼 계획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6일 문 대통령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편지 관련 보고를 받은 뒤였다. 문 대통령은 "해경이 여러 상황을 조사 중"이라며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 어머니, 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견뎌내기 바라며 위로를 보낸다"고도 했다.

고등학생인 A씨는 문 대통령에게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전날 공개했다. A씨는 편지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월북을 시도했다는 정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며 명예 회복도 요구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답장도 직접 쓰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편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지만 청와대에 도착하지는 않았다"며 "편지가 도착하면 해당 주소지로 문 대통령이 답장을 보내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지난 달 22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이 서해에서 피격돼 숨진 뒤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 통지문을 공개하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최근 주고받은 친서를 공개하는 등 남북 관계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가 6일 문 대통령의 위로 발언을 공개한 것은 '북한을 의식해 사망한 국민을 충분히 애도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문 대통령이 숨진 공무원 유가족을 위로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는 "희생자가 어떻게 북한 해역으로 가게 됐는지 경위와 상관없이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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