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 고용이 졸속 결정됐다는 논란과 관련해 "들은대로 국정감사에서 얘기하겠다"고 했던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최근 "국감 참석이 어렵다"고 입장을 번복,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 전 사장은 6일 본보와 통화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로부터 국감 증인 출석 요구서를 받았는데, 최근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눈 망막에 출혈이 있어서 힘든 일을 삼가고 안정을 취하라는 권고를 의료진으로부터 받은 상태로, 진단서와 소견서 등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 전 사장은 앞서 지난달 25일 열린 인천공항 기자간담회에선 "청와대 등 관계기관의 부당한 개입으로 비정규직 직고용이 졸속 결정됐다는 의혹 등이 있다"며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다면 들은대로 얘기하겠다"고 강한 출석 의사를 밝혔었다.
그는 당시 "해임을 강행한다면 (비정규직 직고용 문제로 촉발된) '인국공 사태'와 관련된 의혹이 국감과 검찰 수사 등에서 밝혀지게 될 것"이라며 "(비정규직 직고용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노력했으나 국토교통부는 격려나 위로는커녕 해임 건의안을 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돌연 "국감 참석이 어렵다"고 입장을 번복해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구 전 사장은 건강상의 문제라고 밝혔는데, 실제 책을 오래 보거나 격한 운동을 하기 어려운 눈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14일 병원에서 추가로 진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항 안팎에서는 구 전 사장과 동문인 국토부 고위 관계자 등이 국감 증인 출석 등을 만류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구 전 사장은 다만 인천공항공사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토교통위 국감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국감 증인 출석 등) 무리한 일은 삼가고 당분간 휴식을 취하라고 해서 참석이 어렵다고 한 것"이라며 "국토부가 인국공 사태와 관련해 저에게 책임 덮어 씌우기를 하려 한다고 해도 이미 국민들이 (전체 내용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그렇게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