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 분야 학계와 산업계가 독감이 함께 유행하게 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기 팬데믹(대유행)을 대비해 새로운 검사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로슈진단은 6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학계와 자사의 준비 상황을 소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권계철(충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향후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상황을 대비해 검사에 필요한 검체로 침을 활용하는 방안을 질병관리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검사용 검체는 검사할 사람의 코나 인두(목구멍)에서 채취한다. 채취 과정이 다소 불편하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환자가 폭증할 경우 검사가 늦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진단검사의학회는 쉽게 뱉을 수 있는 침을 코로나19 검사에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보건당국과 함께 확인하고 있다. 침을 이용한 검사와 기존 검사 결과의 정확도와 속도 등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권 이사장은 “코로나19 항체검사용 시약을 평가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코로나19 검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확인하는 유전자 증폭 방식으로, 현재 감염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환자가 폭증해 유병률 조사나 방역 대책 변경 등이 필요할 때는 항체 검사가 더 적합할 수 있다. 때문에 진단 정확도나 원활한 공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체 검사용 시약을 미리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김형주 한국로슈진단 진단검사사업부 마케팅본부장은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을 대비해 유전자 검사를 표준화, 대용량화,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검사에 필요한 유전자(핵산) 추출부터 바이러스 검출까지 전 과정을 단 하나의 시약으로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코로나19와 독감 감염 여부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유전자 검사에선 핵산 추출과 유전자 증폭 등 각 단계마다 서로 다른 시약이 필요하다. 또 “집단 내 유병률 조사, 밀접 접촉자 중 무증상 감염 발생률 등을 분석할 수 있어 방역 대책에 활용이 가능한 항체 검사 시스템도 준비돼 있다”고 김 본부장은 덧붙였다.
이번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토대로 로슈진단은 대형 병원보다 약 10배 많은 규모의 진단검사를 자동으로 처리해 의료진과 연계하는 ‘자동화 검사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브라질 진단센터 '다사랩(DASA Lab)'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 시스템이 앞으로 보편화하면 환자와 검사인력, 의료진이 연결되는 미래형 진단검사 환경이 구축될 것으로 로슈진단 측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