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를 포함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내 반도체 업계의 하반기 전망이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반도체 수출은 9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중 D램 수출은 올해 4월엔 역성장을 보였지만 이후 현재까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 반도체 업계의 영업실적으로도 이어질 조짐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4조6,000억원∼5조4,000억원, 1조1,000억원∼1조3,000억원대로 점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최대 80%와 140%씩 증가한 수준이다.
4분기 전망 또한 밝은 편이다. 미국의 제재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 중단을 우려한 화웨이가 긴급 주문으로 시장내 재고는 줄었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도 꾸준하다. 여기에 계절적 스마트폰 성수기와 신규 게임기 출시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로 인해 3분기 예상치 못한 수요가 발생해 수급에 영향이 생겨, 4분기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서 실제 필요한 반도체보다 훨씬 많은 반도체를 구매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년 전망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과거의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에 견주는 ‘빅 사이클’의 시작점이 될 것이란 청사진도 나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가 수요에서는 성장성이 큰 반면, 기술 변화로 공급은 제약돼 2021년에서 2022년에 메모리 빅 사이클을 재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대부분의 반도체 업계 내부는 내년 이후 전망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와 향방을 알 수 없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양상이란 변동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당분간 화웨이를 대체할 수 있는 거래선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D램 등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대목도 이런 우려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은 항상 일정하게 증가하다 보니 호황기를 맞으려면 공급량을 능가하는 분명한 수요처가 있어야 한다”면서 “내년은 외부 변수가 너무 많아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