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지난달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퍼질 수 있다고 홈페이지 게시했다가 “실수였다”며 부인했지만, 결국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CDC는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전염 방식 관련 지침을 업데이트하면서 “코로나19의 일부 감염은 공기 중에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머무르는 작은 물방울과 입자로 바이러스에 노출돼 전염될 수 있다”며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으로부터 6피트(약 1.8m) 이상 떨어진 사람이나 그 사람이 공간을 떠난 후에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CDC는 이어 “특정 조건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이 6피트 이상 떨어진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증거가 있다”며 “이런 전파는 환기가 불충분한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운동하는 동안 감염된 사람이 심호흡을 할 때’를 감염 가능한 사례로 제시했다. 또 CDC는 “우리는 여전히 현재의 과학에 근거해 사람들은 코로나19 환자와 더 오래, 더 가까이 있을수록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감염자의 콧물이나 침 등 비말이 코로나19의 주된 감염 통로지만,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는 폐쇄된 환경에서도 공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얘기다.
CDC는 지난달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삭제해 논란을 일으켰다. CDC는 당초 권고문에서 “(기침ㆍ재채기를 통한) 비말이나 입자가 공기 중에 떠돌다가 다른 사람이 이를 들이마시거나 6피트 이상까지 퍼진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흘 뒤 “해당 권고문을 변경하자는 제안의 초안이 실수로 홈페이지에 게시됐다”며 “권고를 업데이트하는 중이며 작업이 끝나면 바뀐 문구를 올리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