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중에 ‘깜짝 외출’을 감행한 건 퇴원을 요구하다 이를 만류한 의료진과 타협한 결과로 전해졌다. 그는 그러나 “(외출을) 안 했으면 언론은 무례하다고 했을 것”이라며 방역 지침을 무시한 병원 탈출을 정당화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전 세계에 자신이 병상에 있지 않고 정상이라는 걸 보여주려는 생각에 4일 퇴원을 추진했다”며 “하지만 의료진은 백악관 복귀에 찬성하지 않았고, 대신 외출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4일 백악관 복귀를 요구했다”면서 “그는 입원으로 약하게 보일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새벽 트윗을 통해 확진 사실을 알린 뒤 같은 날 오후 워싱턴 인근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차를 타고 병원 밖으로 나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돌출 행동을 감행했다. 그러나 즉각 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창문을 내리지 않은 채 밀폐된 공간에서 경호원들과 동승한 사실이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격리 지침을 어긴 데다 경호원들까지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인 탓이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가 안전한 차량에 탑승해 병원 밖에서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오랜 시간 서 있었던 많은 팬과 지지자에게 감사를 표한 것을 두고 분노한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며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언론은 무례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에 갇혀 있으나 밖으로 나가나 어차피 자신을 싫어하는 언론은 무조건 비판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깜짝 외출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이날 오후 6시30분 퇴원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는 역시 트위터를 통해 “정말 상태가 좋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정말 훌륭한 약과 지식을 개발했다”며 “나는 20년 전보다 상태가 더 좋아졌다”고 거듭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