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의 9월 신용대출 증가액이 8월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공모주 청약 투자 열기가 다소 가라앉은 데 더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신용대출 옥죄기에 나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말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3,868억원으로 집계돼 9월 중 2조1,121억원이 증가했다.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8월(4조704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는 6월과 7월의 증가폭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6월과 7월의 경우 증가폭이 각각 2조8,374억원, 2조6,810억원이었다. 신용대출은 부동산 및 주식투자 자금 수요가 몰린 6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금융권에선 우선 공모주를 중심으로 빚을 내 투자하던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게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까지 곧 상장하게 되면서, 공모주 청약을 위해 빚을 내는 움직임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옥죄기에 나선 효과가 미리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함께 신용대출 한도 축소, 금리 인상 등 대책을 내놓았다. 다만 은행권의 규제안은 대부분 지난달 말부터 적용돼 실제 효과는 이달에 더욱 도드라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도하게 달아올랐던 공모주 청약 분위기가 이제 슬슬 사그라드는 것 같다"며 "여기에 당국과 은행권에서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서 지난달 말부터 신용대출액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