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을 가서 태풍에 휩쓸린 남성을 발견하고 곧바로 바다에 뛰어 들어 구한 김태섭(32) 경장 등 3명이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LG복지재단은 김 경장을 비롯해 불길을 피해 아파트 창틀에 매달린 학생을 구조한 진창훈(47)씨, 고무보트가 뒤집혀 익사 위기에 놓인 시민을 구조한 남현봉(38)씨 등 3명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4일 밝혔다.
대전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김 경장은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난 지난 달 1일 중문 색달 해수욕장에서 한 남성이 순식간에 높은 파도에 휩쓸려 해변에서 멀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제주도는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바람과 파도가 거셌지만 김 경장은 망설임 없이 가지고 있던 스노쿨링 장비 등을 챙겨 바다로 뛰어들어 의식을 잃은 남성을 구조해 해변으로 옮겼다. 그는 "수중 사고 발생 시 증거물을 찾는 수중 과학수사 업무를 맡고 있어 평소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진창훈씨는 지난 8월 29일 새벽 울산광역시 중구 아파트에서 출근하던 중 6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한 학생이 불길과 연기를 피해 창문 틀을 붙잡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다리차 기사로 10년째 일해 온 진씨는 곧바로 아파트 뒤편에 주차했던 사다리차를 몰고 와 6층 창문을 향해 짐칸을 올려 학생을 무사히 구조했다. 남현봉씨는 지난 8월 18일 전북 군산시 옥도면 옥돌해변 인근 펜션에서 일하던 중 한 관광객이 물놀이 중 고무보트가 뒤집혀 바다에 빠진 것을 보고 바다로 뛰어 들어 100여 미터를 헤엄쳐 익사 직전의 남성을 구조했다.
LG 관계자는 "위험에 처한 이웃을 지나치지 않고 시민들을 구한 의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겠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만들어졌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수상 범위를 선행과 봉사를 한 시민으로 확대했고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13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