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요트를 구매하려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상황에서 주무 부처의 장관 배우자의 행보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KBS가 보도했다. 이 교수는 출국 목적을 묻는 KBS 취재진에 "그냥 여행 가는 거다. 자유여행"이라고 답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부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뉴욕의 한 선주로부터 요트를 구매, 카리브해까지 항해하겠다며 여행 준비 과정을 상세하게 적어왔다.
이 교수가 살 예정인 요트는 몇 해 전 25만 9,000달러(약 3억 원)에 매물로 나온 적 있는 고가의 요트로 전해졌다. 선체는 약 15m 길이로 객실 3개를 갖춰 장거리 항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출국 전 자신의 블로그에 이번 여행의 목적을 요트 구매와 이를 이용한 여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요트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를 "나에게 여행은 미지의 세계로의 탐색이며 이동이고 체험"이라며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고생스럽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주 공간이자 동시에 이동수단인 요트에 적응하게 되면서 편해질 것으로 기대해본다"고 했다.
이 교수는 KBS 취재진에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으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서는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잖나. 그러면 맨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라고 덧붙였다.
또 '강 장관이 해외여행에 대해 별다른 말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어른이니까"라며 "놀러 가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올해 3월 전 세계에 내린 '특별여행주의보'를 매달 연장하면서 긴요한 방문이 아니면 자제해 줄 것을 국민에게 권고했다.
외교부에서는 이 교수의 해외여행 논란과 관련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