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인 3일 경찰의 통제 속에 진행된 개천절 집회와 관련해 여야의 시각은 갈렸다. 여권 인사들은 시민단체의 광화문 광장 집결을 막기 위해 경찰이 차벽을 설치한 것을 두고 국민 안전을 위한 방역의 벽이었다고 평가했지만, 야당 인사들은 정부가 과잉대응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광화문에서 대한문까지 이르는 세종대로 일대에 수송버스로 차벽을 세워 참가자 집결을 막았다. 또 시내 진입로 90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이동 차량을 점검했다. 보수단체들은 10대 미만의 차량으로 서울 곳곳에서 차량 시위를 진행하고 정부의 방역조치 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대해 여당은 경찰의 통제가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하며 한글날 집회도 통제해달라 요청하고 나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광화문 집회가 큰 충돌 없이 봉쇄됐다"며 "불법 집회를 완벽에 가깝게 봉쇄한 경찰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했다.
이어 "한시름은 덜었지만, 일부 단체는 한글날 집회를 또 예고했다. 불법 집회나 방역 방해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경찰은 한글날에도 불법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위험요인을 사전 차단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선우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코로나와의 전쟁"이라며 "광화문 광장을 에워싼 차벽은 우리 국민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야당은 광장 진입 차단이 과잉대응이며 국민의 손해를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서 "최루탄 화염병이 난무하던 40년 전 ‘서울의 봄’과 다른 듯, 같은 듯하다. 민주 외치는 정권의 반민주 현장"이라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광화문에만 가나. '재인산성'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면 전국 방방곡곡을 둘러싸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유상범 의원은 차벽이 설치된 광화문 일대 교통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유하고 "재인산성? 이게 정상인가? 독재시대에 모든 집회를 봉쇄하던 시절에나 볼만한 광경"이라고 비판했다.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시위를 원천 봉쇄해서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정부가 발표하면 우리는 놀라운 발견을 한 게 된다. 한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광화문에만 산다"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