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6㎜ 커지는 '회전근개 파열', 콜라겐 주사로 치료

입력
2020.10.04 07:10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인 회전근개(回轉筋蓋ㆍRotator Cuff)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은 어깨 통증이다. 어깨 통증 환자의 70%가 회전근개 파열 때문이다. 대개 어깨 관절 자체보다는 약간 아래쪽 팔 부위에서 통증을 느낄 때가 많고, 통증이 때때로 손끝이나 목까지 뻗쳐 목 디스크로 오인되기도 한다.

회전근개가 파열됐는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1년에 6.2㎜씩 파열 부위가 커진다. 회전근개 파열 크기가 커지면서 어깨관절 근력이 약해지고 가성마비까지 진행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봉합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수술하기 전 비수술 치료법으로 ‘아텔로콜라겐’이 회전근개 파열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텔로콜라겐은 말단 텔로펩타이드를 단백분해효소로 제거해 인체 투여 시 면역원성을 낮게 만든 콜라겐이다.

김양수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ㆍ김종호 여의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회전근개 부분 파열 환자들에게 파열 부위에 초음파 유도하 아텔로콜라겐을 주사한 결과, 회전근개 파열 부위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상으로 회복됐고, 기능적으로도 호전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정형외과 국제학술지 중 피인용 지수(IF 2.589)가 높은 미국 스포츠의학저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4~2017년 94명의 회전근개 부분 파열 환자를 대상으로 아텔로콜라겐 주사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대상 환자는 아텔로콜라겐 0.5mL 주사군(32명), 아텔로콜라겐 1mL 주사군(30명), 주사를 하지 않는 군(32명)으로 나눴다.

12개월 동안 통증 점수 및 어깨 기능 점수, MRI 검사 결과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2개의 주사군 모두 어깨 기능 및 통증 점수의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한 주사 6개월 후 시행한 MRI 검사 결과, 1mL 주사군 중 36.7%, 0.5mL 주사군 중 28.1%에서 회전근개 파열 부위가 회복된 반면 주사를 하지 않은 군에서는 회전근개 파열 회복률이 6.3%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는 회전근개 파열로 매년 13만명 정도가 병원 치료를 받는다. 어깨 힘줄(회전근)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약해지거나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것이 회전근개 파열이다. 과도하게 어깨를 사용하면 약해진 힘줄이 어깨뼈에 반복적으로 부딪히면서 회전근개 파열이 된다.

회전근개 파열은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회전근개 파열에 의한 통증이 어깨 손상 정도와 비례해 커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열 상태가 더 심해져도 통증은 전보다 심하지 않은 것으로 느낄 때가 많다. 그래서 상당수 회전근개 파열 환자는 초기 약물 치료 시기를 놓쳐 수술을 받게 된다.

김양수 교수는 “이번 연구로 회전근개 부분 파열 환자가 수술을 받기 전에 비수술적인 치료인 아텔로콜라겐 주사 치료로 회전근개 회복 및 어깨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혀 회전근개 파열의 비수술적 치료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한 “회전근개 파열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집거나 어깨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운동은 피하고, 어깨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것이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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