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노출'이 의심돼 접종이 중단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이 2,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보다 500명 넘게 늘어난 수치로, '문제가 된 백신을 맞은 사람이 없다'던 보건당국의 발표가 무색하게 접종자 수가 연일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1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사업 관련' 참고 자료를 내고 "현재 상온 노출 여부를 조사 중인 정부 조달 (백신) 물량을 접종한 건수는 어제(9월 30일) 기준으로 총 1,910건(명)"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이 전날 발표한 1,362명보다 하루 새 548명이 늘었다.
접종자가 나온 지역은 강원과 울산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다. 지역별로는 경기 673명, 전북 326명, 인천 214명, 경북 161명, 서울 149명, 부산 109명, 충남 74명, 세종 51명, 대구 46명, 광주 40명, 전남 31명, 대전 17명, 경남 10명, 제주 8명, 충북 1명이다.
당초 질병청은 독감 백신 접종 중단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달 22일 문제의 백신 접종자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9월 25일 이후부터 상온 노출 의심 백신 접종자는 105명, 224명, 324명, 407명, 873명, 1,362명, 1,910명으로, 연일 불어나고 있다.
질병청은 앞서 국가 조달 물량을 공급하는 업체인 '신성약품'이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차의 문을 열어놓거나 제품을 바닥에 내려놓는 등 '냉장 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21일 밤 사업 중단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상온 노출이 의심돼 사용이 중단된 백신 물량은 총 578만명분이다.
질병청은 이날 해당 백신을 맞고 이상 반응을 호소한 접종자가 4명 추가돼 총 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보고한 이상 반응은 △오한, 두통, 메스꺼움 2명 △두드러기 1명 △설사 1명이다. 질병청은 이와 관련해 "접종 이후 증상이 있었으나 호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