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日총리 "임기 내 러시아와의 영토 문제 종결 원해"

입력
2020.09.29 23:10
푸틴과 첫 전화 정상회담서 밝혀
푸틴, "모든 문제에 대한 대화 계속해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전화 통화를 갖고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분쟁 문제를 다음 세대로 미루지 않고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의견을 폈다고 NHK 방송이 전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평화조약 체결 사안을 포함, 양국 간 모든 문제에 관한 대화를 계속해 나갈 뜻을 나타냈다. 두 정상은 머지않아 직접 회담하고 양국 관계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스가 총리는 회담을 마친 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회담 내용을 소개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1956년 당시 소련과 일본이 서명한 공동선언을 기초로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 4개섬을 일괄 반환받는다는 원칙에서 '2개섬 먼저 반환'이나 '2개섬 인도'로 방향을 틀어 영토 문제 타개를 노렸으나 결실을 보지 못하고 퇴임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스가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전화 회담에 앞서 쿠릴 4개섬 중 구나시리(國後)섬과 에토로후(擇捉)섬 등에서 적 상륙 부대의 공격을 가정한 군사 훈련을 개시했다고 발표하는 등 일본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러시아 측이 훈련을 사전 통고한 이달 24일 외교 경로로 항의했다고 이날 회견에서 밝혔다.

지난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이날 저녁 약 20분 정도 통화했다. 일본측이 먼저 제안해 정상 통화가 이뤄졌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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