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장마 영향으로 지난달 산업생산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급감한 소비는 가전제품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8월 반등에 성공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올해 5월(-1.2%) 이후 3개월 만이다.
공공행정을 제외한 대부분 산업에서 생산이 줄었다. 우선 서비스업 생산은 1.0% 감소하며 코로나19 1차 확산기인 3월(-4.4%) 이후 5개월 만에 줄었다. 지난달 중순 광복절 집회를 기점으로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영향을 준 것이다. 숙박ㆍ음식업(-7.9%), 예술ㆍ스포츠ㆍ여가(-8.6%), 도소매(-1.5%) 등 대면 서비스업종에서 감소폭이 컸다.
제조업 생산 역시 전월 대비 1.0% 감소하며 증가세를 2개월 만에 끝냈다. 반도체 생산은 4.0% 늘었지만 식료품(-7.3%), 자동차(-4.1%), 기계장비(-3.8%)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조업 감소는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라며 "식료품의 경우 여름철 더울 때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 제조가 많은데 장마로 생산이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은 장마로 인한 피해가 컸다. 지난달 건설업 생산은 전월 대비 7.1% 줄어들며 전체 생산을 0.41%포인트 끌어내렸다. 한 달 사이 건설업 사이이 7% 이상 감소한 것은 2015년 3월(-8.3%)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실제 시공이 이뤄진 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은 건축(-6.5%)과 토목(-8.5%)가 모두 급감해 7.1%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0%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1차 긴급 재난지원금 소진,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율 축소 등으로 7월 소비가 6.0%나 감소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덕분이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도 전월 대비 12.7%나 급증했다. 코로나19와 장마로 인해 '집 콕' 생활이 길어지는 데다 으뜸효율 가전제품을 사면 구매액의 10%, 최대 30만원을 환급해주는 제도가 이달 4일 종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달 197.7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적인 경기지수는 큰 폭으로 개선됐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97.6을 기록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0.6포인트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다만 경기동향지수에는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상승은 (7.3포인트 오른) 경제심리지수가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경제심리지수는 8월 중순 조사를 토대로 작성되기 때문에 재확산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