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대신 여행용 자금? 추석 앞두고 5조원 더 풀렸다

입력
2020.09.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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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하루 늘었지만 발행액은 0.5% 감소
귀성객 줄고 상반기 예비자금 확보 영향
제주, 강원 발행액 전년대비 20~60% 증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5조원이 넘는 돈이 시중은행에 추가로 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와 강원 등 연휴에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화폐 발행액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은 올 추석 연휴 전 10영업일(9월 16~29일, 29일은 예상공급액) 동안 금융기관에 공급한 화폐(발행액에서 환수액을 뺀 순발행액)가 전년 동기보다 0.5%(251억원) 감소한 5조155억원이라고 29일 밝혔다. 이 기간 화폐 발행액은 총 5조3,180억원이었는데, 한국은행으로 돌아온 환수액이 3,025억원에 그친 결과다.

전년(4일)보다 추석 연휴가 하루 늘었는데도 화폐공급이 소폭 감소한 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귀성객의 지역 간 이동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금융기관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미 상반기에 예비용 자금을 확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올해 1~8월 사이 한은의 화폐 순발행액은 1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원)보다 무려 9조원 가까이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본부(+62.6%)와 강원본부(+25.7%)의 화폐 순발행액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발행액 자체로만 보면 다른 지역보다 큰 액수는 아니다. 제주(577억원)는 지난해보다 222억원, 강원(1,351억원)은 276억원씩 각각 늘었다. 반면 대구경북본부(-13.4%)와 경기본부(-7.9%) 등은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은 발권기획팀 측은 "최근 제주와 강원지역으로 관광객이 늘어난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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