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우승 도전' 나달, 프랑스오픈 1회전 가뿐히 통과

입력
2020.09.29 13:03

'흙신' 라파엘 나달(34ㆍ스페인ㆍ2위)이 대관식 준비를 순조롭게 시작했다. 나달은 통산 13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는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800만유로) 1회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나달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끝난 남자단식 본선 1회전에서 이고르 게라시모프(28ㆍ벨라루스ㆍ83위)를 3-0(6-4 6-4 6-2)으로 꺾었다. 본선 2회전에 진출한 나달은 매켄지 맥도날드(25ㆍ미국ㆍ211위)와 맞대결을 준비한다.

'클레이코트의 신' 나달은 이번 프랑스오픈에서 1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빠른 발과 지구력을 갖춘 그는 클레이코트에서 유독 적수가 없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랑스오픈 3연패를 달성하는 등 총 12차례 우승을 휩쓸었다. 이번 대회에서 대회 4연패를 이뤄낸다면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로저 페더러(39ㆍ스위스ㆍ4위)가 보유한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 우승(20회)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나달은 지난 2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클레이코트 대회인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로마오픈) 8강에서 탈락하며 잠시 주춤했다. 무려 1년 4개월 만에 맛본 클레이코트에서의 패배라 충격은 컸다. 연이어 열리는 프랑스오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예년에 비해 3개월 가량 늦어진 9월에 치러진다는 점도 그의 우승 가능성을 의심케 했다.

그러나 이날 나달은 상대에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면서 '흙신'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는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1세트 중 5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2세트에서도 3번째 게임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빼앗은 뒤 세트를 연달아 따냈다. 이어진 세 번째 세트에서 나달은 서브 게임을 내주며 잠시 고전했지만, 이후 무려 6게임을 연속해 승리하며 완승을 거뒀다. 나달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오픈이 예년과 다른 기후에서 치러지는 것은 나에게 큰 도전"이라면서도 "하지만 실수하지 않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나달이 4연패를 위해선 세계랭킹 3위 도미니크 팀(27ㆍ오스트리아)이란 산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회전에서 마린 칠리치(32ㆍ크로아티아ㆍ40위)를 3-0(6-4 6-3 6-3)으로 누른 팀이 이어지는 라운드에서도 승리를 거둔다면 나달과 준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2018년과 2019년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나달을 상대한 팀은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쳐 설욕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또 올해는 노박 조코비치(33ㆍ세르비아ㆍ1위)가 실격패한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상승세에 올라 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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