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SKY대 재학생 최소 2명 중 1명은 연 소득 1억1,000만원 이상인 가구 고소득 가구 출신으로 나타났다. 의대생의 경우 이보다 더 높아 5명 중 3명이 고소득 가구 출신이었다. '부모의 재력이 곧 자녀의 학력'이라는 속설이 확인된 셈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8일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득 구간별 국가장학금 신청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학기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서울대·연세대·고려대생의 56.6%는 연 소득 1억1,000만원 이상을 의미하는 8~10구간 가정의 자녀였다. SKY대 재학생 2명 중 1명은 부모의 소득이 억대를 뛰어넘는다는 얘기다. SKY대생 가정 중 연 소득 1억7,000만원이 넘는 10구간 비율도 25%로 전체 대학 평균 10.3%에 비해 2.4배 높았다. 이에 반해 이들 대학 재학생 중 기초ㆍ차상위 가정 출신은 5.8%에 불과했다.
의대생의 경우 고소득 가구 출신 비율이 더 높았다. 2020년 1학기 장학금 신청 대학생 중 8~10구간 가정 비율 중 의대생은 62.2%였다. 의대생 5명 중 3명이 부모의 소득이 높은 가구 출신인 셈이다. 특히 고려대, 가톨릭대, 서울대, 전북대 의대의 경우 이 비율은 70%를 웃돌았다. 기초ㆍ차상위 가구 출신 의대생은 전체의 2.4%에 불과했다.
전국 대학생 중 8~10구간 출신이 36.5%이고 기초·차상위 가구 출신이 7.6%인 점을 고려하면, 집안 재력이 뒷받침돼야 SKY대나 의대에 갈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재력이 없으면 갈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문제는 소위 명문대생의 고소득층 출신 비율이 점점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2학기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SKY대생 중 ‘8·9·10구간 가구’ 비율은 지난 2016년 41.4%(9,805명)에서 2017년 42.2%(8,969명), 2018년 49.6%(1만733명), 2019년 51.0%(1만1,346명)로 매년 증가 추세다. 정부의 등록금 반값 정책에 따라 도입된 국가장학금 제도는 8구간 이하 대학생 중 성적 기준을 충족한 학생에게 지원하는 Ⅰ유형과 경제적 여건(소득분위)에 따라 차등지원하는 Ⅱ유형으로 나뉜다. 어떤 유형을 신청했든지, 국가 장학금신청 현황에 학생 소득 구간이 실제 이상으로 ‘상향 반영’될 가능성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 의원은 “고소득층 가정 학생의 상위권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있다”면서 “지역·계층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 입시, 학생 선발 정책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