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방역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60세 이상 고위험군에서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고향 방문으로 바이러스가 연로한 부모님들에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다만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이번 고비만 넘기면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교차한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내달 11일까지 특별방역기간에 돌입했다. 국민이 대거 이동하는 추석 연휴를 맞아 전국 유흥주점 클럽 등 영업금지, 마을잔치 및 지역축제 불허 등 강화된 방역 체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사람 간 만남과 이동이 줄어들면 바이러스의 확산은 멈춘다”며 “이번 추석연휴가 대면접촉을 자제한 진정한 휴식이 된다면 다가올 가을, 겨울 우리 사회는 더 안전하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연휴 기간 가족모임과 여행을 통한 감염의 확산을 가장 우려되는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5월 어버이날을 맞아 가족식사를 한 뒤 일가족이 모두 감염된 사례가 있었고, 이달에도 가족모임에서 자녀에게 감염된 80대 노인이 사망하기도 했다. 여행 역시 강원 홍천 캠프장 일가족 감염, 동창회 속초여행 모임, 영남 골프여행 모임 등 집단감염으로 연결됐다. 특히 확진자 감염경로 중 가족감염이 지역사회 감염비율보다 6배 가량 높아 가족모임이 많은 명절은 최대 고비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정 청장은 "연휴에 크게 두 가지의 위험요인이 있다"라며 "가족모임과 여행을 통한 감염의 확산"이라고 말했다.
최근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점도 방역에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26일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례는 88명에 달한다. 이날 0시 기준으로 하룻새 5명이 추가 사망한 것을 포함하면 한달 사이 사망자는 100명에 육박한다.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 406명 중 400명(98.5%)이 60세 이상 고위험군이다. 박능후 중안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날 연휴기간 귀향, 가족모임을 통한 감염을 우려하면서 “국민 여러분께서는 고향 방문이나 여행 대신 쉼이 있는 연휴를 계획해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날도 서울 강남구 대우디보오빌플러스, 도봉구 예마루데이케어센터, 관악구 삼로스포렉스 사우나, 경북 포항시 어르신모임방 등의 소규모 집단감염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다만 지역사회 감염 40명을 포함해 신규 확진자는 50명으로, 3일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가 50명대로 줄어든 것은 지난달 13일(56명) 이후 처음이다.
한편 겨울철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가운데 앞서 두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됐던 사례가 3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청장은 "두 바이러스가 동시 유행했던 2월 말 대구경북에서 확인된 동시감염 사례가 3건 있었다"라며 "임상증상을 더 확인해야 하지만 중증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