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공개 사과'에… 유시민도 "진전된 희소식" 반색

입력
2020.09.25 17:28
노무현재단 주최 남북관계 대담서 입장 밝혀
정세현 "통지문, 통 큰 측면 보여… 전화위복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실종 공무원 피격 사건에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온 것을 두고 '희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유 이사장은 올해 4월 정치평론에서 은퇴를 선언한 이후 관련 발언을 아끼고 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노무현재단 주최 10ㆍ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행사에서 한반도 평화 국면의 동요 원인과 대안 모색'을 주제로 대담을 열었다. 사회자로 나선 그는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청와대에 '공무원 피격 사건' 통지문을 보냈다는 속보를 전하면서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이 됐다는 점은 희소식이라고 간주하고 논의를 계속해가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북한의 통지문 내용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했다. 유 이사장은 북한이 실종 공무원 A씨를 "우리 군인들에 의하여 사살(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언급한 점 등을 들어 "이 문장을 쓴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보면 이걸로 코너에 몰리기 싫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선에서 무마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국방부의 '만행' '응분의 대가'라는 표현에 북한이 유감을 표한 것을 두고서도 '적반하장'이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도 "이 불행한 사건에 북측 통지문으로 충분하다 볼 수는 없지만, 실마리가 돼 남북 정상이 우선 전화 통화를 하고 만나기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세현 "명 달리한 공무원과 유가족에게 불행...전화위복 될 수 있어"

유 이사장과는 달리 이날 대담에 자리했던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김 국무위원장이 직접 유감 표명을 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들 문자로 통 큰 측면이 있다"고 반색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통지문에 대해 "북쪽이 그간 잘 안 보였던 행태다. 김일성이나 김정일 시대와는 좀 다른 면모"라고 했다. 이어 "명을 달리한 A씨와 가족들에게는 굉장히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이 정도 나왔으면 그 다음은 우리의 몫"이라며 "우리가 팔로워십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남북 관계의 부활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정인 한반도 평화포럼 이사장도 "통지문이 청와대로 왔다는 건 (남북 간) 통신선이 사실상 복원이 됐다는 것"이라면서 "11월 미국 대선 전에 남북 정상이 만나서 협의를 하면서 핵 문제를 풀고 평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거들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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