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월북자 화장했다"는 김어준에…조수진 "궤변을 밥 먹듯" 비판

입력
2020.09.25 16:07
진중권 "헛소리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

방송인 김어준씨가 북한군이 서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직원 A(47)씨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웠다는 우리 군의 발표 내용을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일종의 방역'이라고 표현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김씨는 25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평상시라면 의거(자진) 월북자 대우를 받았을 사람인데, 정황을 보면 코로나 때문에 바이러스 취급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7월 월북한 개성 출신 탈북민이 코로나19 확진자 의심을 받아 북한이 발칵 뒤집어졌던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후 국경 지역에서 무단으로 월경하는 이들은 사살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안다"라고도 덧붙였다.

김씨는 또 A씨의 신발이 배에 남아있던 점이나, 공무원으로 해당 지역의 조류를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아무래도 월북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추정을 하고 있다"면서 이후 그를 '월북자'라고 표현했다. 북한의 행위를 "비인간적, 비문명적, 야만적"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시신을 불태운 행위는 화장(火葬)이라고 가리켰다.

이런 발언을 두고 적절한 비유가 아니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정부도 당초 이번 사건에 화장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훼손이라고 보겠다. 화장(이라고 말한 것)은 불태웠다는 의미였다"고 정정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장은 장례의 한 방식이고, 북한에서 한 일은 장례가 아니라, 바이러스 처치에 가깝다"며 "살아 있는 생명을 처치해야 할 감염원으로 간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김씨를 향해 "이 친구의 헛소리,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참아줘야 하나"라며 "청취율 장사도 좋지만, 언론의 사회적 책임이란 게 있다. 도대체 이게 몇 번째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게 화장이라니. 조선 말 명성황후가 화장됐다는 건가"라고 했다. 그는 "궤변을 밥 먹듯 쏟아내는 사람이 교통방송의 진행자라고 한다. 교통방송엔 서울시민의 세금이 투입된다"고 꼬집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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