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국가 정상의 유엔 연설 순서 바꾸기 매우 어려워"

입력
2020.09.25 15:39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가 북한 해상에서 총격을 받은 첩보를 인지하고도 ‘종전선언’ 제안 내용이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이 송출된 데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가 정상의 연설 순서를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참석해 “대통령이 국민이 피살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직후에 유엔연설에서 종전선언을 강조한 게 맞는 것이냐”는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유엔 기조연설은 수일 전에 녹화된 화상 연설로, (관계장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 이미 녹화된 내용이 화상으로 틀어지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A씨가 22일 밤 9시 40분쯤 사망한 사실을 정부가 인지하고도 문 대통령이 23일 새벽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제안을 한 것을 두고 부적절했다는 비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엔총회와 같은 시각에 해당 첩보를 두고 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녹화한 내용과 현재 벌어진 상황이 너무나 다른데 그걸 내보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 이 내용을 고치든지 순서를 바꾸도록 건의하지 않았느냐”고 강 장관을 질타했다. 강 장관은 “정상의 연설 순서를 바꾸기 어렵고, 외교부는 당시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청와대 출신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통령 유엔엔셜은 23일 1시 6분 장관회의 진행되던 와중에 있어서 수정할래야 할 수 있는 상황에 있지 않았다”며 정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양진하 기자
장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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