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부실 펀드' 480억 판매한 신한금투 본부장 징역 8년

입력
2020.09.25 11:26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펀드를 팔고, 기업투자를 대가로 억대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신한금융투자 본부장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는 2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법상 수재ㆍ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모 전 신한금투 사업본부장에 대해 징역 8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임 전 본부장은 투자자들에게 해외펀드 부실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신한금투에서 480억원 상당의 라임 무역펀드 3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과 공모해 라임 무역펀드가 투자한 해외펀드에 부실이 발생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라임 부실펀드 17개와 수익 펀드 17개를 묶는 방법으로 투자구조를 변경해 수익펀드 17개에 대해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임 전 본부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신한금투 자금 50억원을 투자해 준 대가로 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정수 리드 회장을 통해 1억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임 전 본부장은 지난 번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임 전 본부장은 "이번 라임 사태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에 대해 가슴 아픔을 느낀다"면서도 "심모 전 신한금투 팀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제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하고 일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관여한 바 없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했다.

임 전 본부장이 혐의를 부인했음에도 재판부는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융기관은 그 사업이나 업무가 공공적 성격이 강하다"며 "신한금투 본부장이었던 피고인의 직무와 범행 방법을 종합하면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판매한 480억원의 펀드에 대해서도 투자금과 수익금의 환매가 제대로 안 됐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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