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 가혹한 출연 요청 없었나" 국회, 국감에 펭수 부른다

입력
2020.09.24 16:28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EBS 참고인으로 채택 요구
과방위 "펭수 탈 속 인물의 얼굴 공개 여부가 중요"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인기 캐릭터 '펭수'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EBS 펭수 캐릭터 연기자'를 참고인으로 부르는 내용을 포함한 2020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채택안을 의결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교육방송공사 참고인으로 펭수의 출석을 요청하면서 펭수는 EBS대상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15일 출석이 예정돼 있다.

황보승희 의원 측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펭수 캐릭터가 EBS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는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또 기여한 만큼 펭수가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따져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거리 이동 후 휴식없이 현장에 투입되는 등 노동 처우가 열악하다는 제보가 있다"며 "펭수 캐릭터 활용에 있어서 무리하거나 가혹한 출연 요청은 없었는지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EBS가 자사 캐릭터 수익을 저작권자, 개발자들과 공정하게 배분하고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펭수는 EBS 1TV 어린이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이다. 나이는 10세, 키는 210㎝로 엉뚱하고 실수를 많이 하지만 귀여운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우주 대스타'가 되기 위해 스위스에서 요들송을 배우고 인천 앞바다까지 왔다고 말한다. 현재 '자이언트 펭TV' 유튜브의 구독자 수는 205만 명이다.


펭수의 정체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나왔지만 EBS 관계자는 2월 "펭수는 펭수일 뿐"이라며 "펭수 관련 여러 추측이 있지만 정체를 공개할 계획은 없다. 하나의 캐릭터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과방위 관계자는 "문제는 인형 탈을 쓰고 있는 연기자가 신원 노출이 되지 않도록 배려해줘야 한다는 점"이라며 "신원 미상으로 출석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EBS와 펭수의 계약서에 신원노출 시 신원노출을 유발한 계약 주체가 손해를 배상하게 돼 있다.

EBS가 펭수를 통해 최근 9개월 사이 올린 매출만 약 100억원에 달한다. 1일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EBS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펭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광고 모델, 협찬 수익으로 28억3,000억원, 이미지 상표권 등을 판매한 수익으로 14억2,000만원, 라이선스 상품 매출로 58억8,000만원 등의 매출을 올렸다.

한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백 대표는 '농수산물 판매 촉진을 위한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을 논의하자는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 요구로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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