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軍 인사' 배경 직접 설명한 문 대통령 "왜냐하면..."

입력
2020.09.23 19:10


“서욱 국방부 장관이나 원인철 합동참모본부의장을 비롯해 이번 인사가 아주 파격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장성 진급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식'에는 원인철 합참의장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이성용 공군참모총장, 김승겸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정수 2작전사령관, 안준석 지상작전사령관이 참석했다.

세간의 평가를 전한 것이기는 하지만, 문 대통령 스스로 ‘파격’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서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첫 육군ㆍ육사 출신 국방부 장관이며, 합참의장을 거친 뒤 장관이 되는 ‘통례’를 깼다. 원인철 총장은 육군이 독식하다시피 한 합참의장에 공군 출신으로 올랐다. 남영신 총장은 학군(ROTC) 출신으로 육참총장이 된 첫 사례다. 안준석 사령관은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이 된 지 4개월만에 자리를 옮겼다.

문 대통령은 ‘파격을 위한 파격’이 아니라는 점을 직접 설명했다. “더 강한 국방력을 만드는 우리 정부의 세 가지 전략에 부합해서 빠른 변화를 가장 빨리 이해하고 군에 적용해 군 조직을 더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의 관점에서 인사를 했다.”

‘세 가지 전략’은 이렇게 소개했다. “첫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술,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고, 달라지는 전쟁의 개념을 우리가 선도해 나가는 것. 둘째, 두 말 할 필요 없이 굳건한 한미동맹. 셋째, 한미동맹을 존중하면서 전시작전권을 전환하는 것.”


문 대통령은 평화를 위해서는 강한 국방이 필수적이라는 지론을 다시 한번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강한 국방력의 목표는 전쟁의 시기엔 당연히 이기는 것이고, 평화의 시기엔 평화를 더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평화의 시대는 일직선으로 곧장 나 있는 길이 아니다. 진전이 있다가 때로는 후퇴도 있고, 때로는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길이 막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럴 때 국방력은 전쟁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참석자들에게 “기대가 아주 크다. 기대에 맞게 잘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거듭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 삼정검(三精劍)을 수여하고 수치(綬幟)를 달아줬다. 삼정검은 조선시대 왕이 무공을 세운 장수에게 하사했던 것으로, 호국과 통일, 번영에 기여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끈으로 된 깃발인 수치에는 장성의 보직과 이름, 임명 날짜, 수여 당시 대통령 이름이 새겨진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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