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금으로 재난지원금 주는 시골마을

입력
2020.09.23 17:05
영동군 구미리, 가구당 10만원 지역화폐로 지급



충북 영동군 양강면 구강리가 마을 기금으로 자체 재난지원금을 주민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23일 영동군에 따르면 이 마을은 지난 21일 마을회의를 열어 가구당 1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주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지난달 수해로 고통을 겪는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서다.

용담댐 하류에 위치한 이 마을은 지난달 장마 때 갑작스런 댐 방류로 농경지와 농산물 공동집하장이 침수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배정완 이장이 제안한 재난지원금 지원 안건은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구강리에 주소를 둔 46가구가 지원 대상이다.

돈은 마을 발전기금에서 지출한다. 이 마을은 평상시 폐비닐과 농약 빈병 등을 모아 마을 발전기금을 모아왔다.

재난지원금은 대부분의 지자체처럼 지역화폐(영동사랑상품권)로 지급한다.

23~24일 이틀간 이장이 직접 각 가정을 방문해 전할 참이다.

거동이 어려운 홀몸 노인 가정은 이장이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매한 뒤 집에 배달하는 방식으로 전하기로 했다.

배정완 이장은 “코로나19에 물난리까지 겹쳐 어느 해보다 쓸쓸하게 명절을 맞게 된 주민들을 위해 재난지원금 지원을 생각했다”며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따뜻한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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