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에 대해 “기다리다가 시기를 놓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4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이어 ‘공수처 출범’이라는 고비를 넘겨야 하는 이 대표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출연해 “불행 중 다행으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께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내겠다고 했는데 빨리 내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에 명시된 공수처 출범은 7월 15일이었지만, 국민의힘이 야당 몫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2명에 난색을 표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데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이미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여야 각각 추천 2명’에서 ‘국회 추천 4명’으로 바꾸는 개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올렸다. 공수처법 개정안을 추진하면 협치가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어느 한쪽의 의견 대로 끌려 다닌다면 협치가 아니라 굴종”이라고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날 주요 현안에 대해 선명성을 드러내는데 주력했다. 먼저 이 대표는 최근 재산신고 축소 의혹 등으로 제명 처분한 김홍걸 의원과 관련해 “왜 그 일이 제 앞에 놓였을까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했다”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도 “당이 전혀 보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당원권을 정지했다”면서 “6개 혐의로 기소됐는데 사실관계 다툼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에 휩쌓여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언론에 보도된 것 가운데 사실과 다른 것이 꽤 있다고 드러나고 있다”며 “검찰 조사 결과를 봐야할 것 같다”고 엄호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 대표는 친문재인계 강성 지지층의 존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강성 지지에는 긍정적 기능도 있을 것”이라며 “때로는 에너지가 되면서 동시에 압박이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 선거에서 권리당원과 일반국민이 비슷한 비율로 친문계 성향 당선자를 지지했다는 점을 근거로 “강성 지지층이 매우 상식적인 분들 일 수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