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대(UC)가 지난 6년간 부정 입학 64건을 묵인한 정황이 드러났다. 대학 고위 관계자와 관련이 있거나 고액 후원을 약속한 지원자들을 입학사정 과정에서 우대했다는 얘기다. 대학 자체 감사에서 적발된 부정 사례보다 수십 배 많은 불법이 확인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캘리포니아주(州) 감사당국을 인용, 2013~2018년 UC계열 버클리, 로스앤젤레스, 산타바바라, 샌디에이고 등 4개 캠퍼스에서 불합격자보다 평가 점수가 낮은 지원자 64명이 입학한 사례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UC 측은 앞서 소속 9개 캠퍼스를 대상으로 한 내부 감사를 통해 부정 의심 입학 사례 2건을 찾아냈다고 발표했지만, 주 당국 감사에서 30배가 넘는 불법 정황이 공개된 것이다.
대부분의 적발 사례는 백인 학생이었으며 절반 이상이 연소득 15만달러(1억7,000만원)가 넘는 부유층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22명은 운동 재능과 역량이 떨어지는데도 체육특기자 자격으로 대학에 들어 갔다. LAT는 “UC버클리에 입학한 한 운동선수 학생의 가족은 수천달러를 팀에 기부했다”고 전했다. 인맥에 의해 합격한 경우도 많았다. 대학 입학처 전 고위직의 베이비시터가 입학한 사례도 있었고, 대학 평의원의 친구 가족 및 유명 동문 자녀도 ‘인맥 찬스’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엘레인 하울 주 감사관은 개빈 뉴섬 주지사와 주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UC) 대학은 입학 절차의 공정성과 진실성을 훼손하고 더 많은 자격을 갖춘 학생들의 기회를 박탈했다”고 비판했다. 마이클 드레이크 UC 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입학 절차의) 진실성을 위험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 대응할 것”이라며 연루자들을 엄중 징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