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보좌했던 북한의 전희정 전 국방위원회 외사국장이 사망했다. 정확한 사망일자를 파악할 수 없으나 그가 1930년생인 것을 고려하면 향년 90세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동지께서 김일성 훈장, 김정일 훈장 수훈자인 전 외무성 부상 전희정 동지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하여 21일 화환을 보내시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절세 위인들의 품속에서 대외사업 부문의 유능한 일꾼(간부)으로 성장한 전희정 동지는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에 대한 무한한 충실성과 헌신성을 지니고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대외정책을 실현하는 데 크게 공헌하였다"고 평했다.
전희정은 1950년대부터 외무성에 근무하며 캄보디아 주재 1등 서기관, 콩고민주공화국 주재 참사관 등을 지내다가 최고지도자의 의전을 맡게 됐다. 1980년대 금수산기념궁전 외사국장으로서 김일성 주석의 의전을 담당했고,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외활동 의전도 전담했다.
그는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2000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장 먼저 기내 영접해 공항에 마중나온 김정일 위원장에게 안내한 인물로, 2007년에는 이미 77세의 고령이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전도 맡았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에는 외무성 부상으로 물러났다. 당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도 포함됐다. 전희정이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것은 2015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재외공관장들을 불러들여 개최한 제43차 대사회의 때가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