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센 문서’ 유출 파동에 주요 국제은행 주가 급락

입력
2020.09.21 22:56
의심거래보고 비중 큰 도이체방크ㆍJP모건 등 하락세



세계 주요 금융기관이 약 2조달러에 이르는 불법 의혹이 있는 금융거래를 용인했다는 정황이 담긴 ‘핀센 문서’가 공개되면서 연루된 주요 국제 은행들의 주가가 21일 급락했다

이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소속 88개국 108개 언론사는 미국 온라인매체 버즈피드가 입수한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ㆍ핀센)에 제출된 의심거래보고(SAR)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약 2조달러의 수상한 거래 가운데 약 1조3,000억달러어치는 독일계 국제은행 도이체방크를 통해 움직였다. 뉴욕의 JP모건체이스(5,142억달러)와 런던의 스탠더드차터드(1,661억달러)가 뒤를 이었고 뱅크오브뉴욕멜런ㆍ바클리즈ㆍ소시에테제네랄ㆍHSBCㆍ스테이트스트리트ㆍ코메르츠방크 등의 거래도 일부 포함됐다.

이날 홍콩시장에서 HSBC 주가는 주당 30홍콩달러 이하까지 떨어지며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유럽시장에서 도이체방크 주가는 7.7% 하락했고 미국 JP모건의 주가도 장전거래에서 5%대까지 떨어졌다. 경쟁 은행인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뱅크오브뉴욕멜런 또한 최소 2.5%로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은행들은 불법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를 인지 후 적어도 60일 내에 핀센에 신고해야 한다. 다만 신고를 한다고 해서 불법성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련 거래를 반드시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거래는 핀센이 범죄 추적을 위해 일정 기간 용인하기도 한다고 관련자들은 전했다.

도이체방크, JP모건, HSBC 등 공개된 자료에 거론된 은행들은 규제 당국이 확인한 내용이라며, 고객 보호와 범죄 행위 추적을 위해 신고 의무를 이행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ICIJ는 일부 은행들이 미 당국의 벌금을 받았음에도 관련 거래를 지속해 이득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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