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11년만에 기본급 동결 잠정합의

입력
2020.09.21 22:02
노조, 합의안 25일 표결 예정



현대자동차 노사가 21일 임금 동결 등이 포함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최종 가결될 경우 현대차 노사는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게 된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 등 3곳에서 화상 회의로 열린 13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에는 임금(기본급) 동결, 성과금 150%, 코로나 위기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주식)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이 담겼다.

현대차 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워진 국내 사회ㆍ경제적 상황에 공감하고 세계 경제 침체로 당면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에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아 이번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상황 극복을 위해 노사가 집중교섭을 벌인 결과 교섭기간은 상견례 이후 합의까지 40일이 소요돼, 지난 2009년(38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짧았다.

노사가 동시에 채택한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은 △국내 공장 미래 경쟁력 확보와 재직자 고용안정 △전동차 확대 등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 대응 △미래산업 변화에 대비한 직무 전환 프로그램 운영 △고객ㆍ국민과 함께하는 노사관계 실현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부품 협력사 상생 지원 △품질향상을 통한 노사 고객 만족 실현 등에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노사합동 감염병 예방 전담팀을 구성해 예방 매뉴얼을 수립하는 등 방역체계를 재정립하고,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 물품을 추가로 확보하는 합의안도 내놨다.

노사의 잠정합의안이 25일 노조 전체 조합원 5만명가량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올해 임협은 완전히 타결된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현대차는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로 임금을 동결한다. 또 지난해 8년만에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한 데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짓게 된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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