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추 장관의 동시 입장이 특별하다고?

입력
2020.09.21 21:00





제2차 국정원ㆍ검찰ㆍ경찰 개혁 전략회의가 21일 청와대에서 열렸다. 1년 7개월 만에 열린 이번 회의는, 회의 내용보다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문 대통령이 직접 대면한다는 점에서 더 관심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지원 국정원장 등 다른 기관장들이 회의장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보란 듯이 추 장관과 동시에 입장했다. 이를 두고 아들 특혜 논란에 대한 추 장관의 해명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회의장 입장 직전 문 대통령과 추 장관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국정원ㆍ검찰ㆍ경찰 개혁 전략회의에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과 함께 입장한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열린 1차 회의 때도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과 나란히 입장했다. 다만 당시 법무 장관보다 검찰 개혁을 주도하던 조국 민정수석이 더 주목을 받았던 만큼, 대통령과 법무 장관의 동시 입장이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은 아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과 추 장관의 동시 입장이 통상적인 의전임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추 장관은 행사장 바깥에서 영접 목적으로 대기하다가 (문 대통령을) 만나서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 장관은 문 대통령과 동시에 회의장에 입장한 후 곧바로 자신의 자리로 이동했다. 다른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최근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추 장관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꼼꼼히 기록하는 등 회의에만 열중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지원 국정원장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을 비롯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및주요 참모들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수사권 개혁은 당·정·청의 노력으로 속도가 나고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마무리를 잘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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