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촌에 '빈집 리모델링' 숙박 시범사업 개시… 정부 ‘한걸음 모델’ 첫 결실

입력
2020.09.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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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활용 사업자-민박업계 상생안 마련

앞으로 전국 5개 기초자치단체에서 50채 규모로 '농촌 빈집숙박 사업'이 시범 운영된다. 신산업 출현에 따른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기획한 '한걸음 모델'의 첫 성과다.

정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3차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한걸음 모델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농어촌 빈집 활용 숙박은 그간 숙박 스타트업과 기존 민박업계 간 의견 충돌의 대상이었다. 스타트업 '다자요'는 농어촌 빈집을 리모델링해 숙박시설로 이용하는 신사업을 시도했으나 지난해 7월 사업이 중단됐다. 민박을 하려면 숙박업자가 해당 집에 거주해야 한다는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다자요 측은 △농촌 빈집 문제 해결 △농촌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빈집 숙박업 허용을 요구해왔다. 민박업계에선 △기존 민박 경영 여건 악화 △민박제도 취지 상충 △마을 주거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이에 반대했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다자요, 민박협회, 농촌주민 등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관계부처로 구성된 상생조정기구를 마련하고 상생안 도출에 성공했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신규사업자는 농어촌 및 준농어촌지역에서 1년 이상 아무도 거주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연면적 230㎡ 미만의 단독주택을 활용해 숙박업을 시범 운영할 수 있다.

다만 숙박업 대상은 전국 5개 광역단체별 1개 기초자치단체를 선정해 지자체 별로 15채 이내, 총 50채를 넘지 않아야 한다. 영업일수도 연간 300일 이내로 제한된다. 또 신규사업자는 소화기, 화재 감지기 등을 설치하는 등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농어촌민박 서비스ㆍ안전 기준 및 시설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주민 상생안도 마련됐다. 신규사업자는 시범 사업을 하려면 이웃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마을 기금을 적립하고, 소음이나 주차, 안전 관련 민원에 대한 협의도 공동 대응하도록 했다.

정부는 대신 내년도 예산안에 25억원을 반영해 농어촌 민박 살리기에 나선다. 안전한 농촌 숙박 환경을 조성하고 민박업계 경쟁력 제고를 위해 컨설팅, 안전 홍보ㆍ캠페인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어촌 민박 통합 홈페이지가 구축돼 기존 사업자들의 경영부담 완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앞으로 2년 간 연 1회 이상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실증특례를 실시할 계획이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심의위원회, 실무위원회 등에서 시정 또는 지정 취소 조치도 내릴 수 있다. 아울러 실증특례 운영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 민박과는 다른 별도 제도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법ㆍ제도를 정비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기존 규제장벽의 혁파와 이해당사자간 대립·갈등의 신속한 해소를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 가능한 상생안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이해관계자 간 갈등의 신속한 해소를 통한 신사업 활성화를 지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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