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갖고 외교 데뷔전을 갖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시절 구축한 공고한 미일동맹 강화에 합의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밤 총리관저에서 9시반쯤부터 20여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두 정상 간 전화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전화회담을 마친 뒤 총관저에서 취재진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미일 동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고, '미일 동맹은 지역 평화와 안정의 기반으로 서로 연계해 나가자'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선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백신 문제에서도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시간 언제든지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를 달라"고 전했다고 한다.
스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오후 7시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전화회담으로 정상외교를 시작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6일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한 정책을 전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거론되는 그는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에 그는 자민당 총재선거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 37차례의 전화회담 중 한 번만 빼고 모두 동석했던 점을 거론하고 "외교의 중요한 결정에 모두 관여해왔다. 내 나름의 외교 자세를 관철해 나가겠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국가안보국장은 오는 22~25일 워싱턴을 방문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스가 내각의 안보정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스가 총리는 오는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작되는 각국 정상의 유엔총회 일반 토론 연설에 비디오 영상으로 참여한다. 이를 위해 전날 총리관저에서 유엔총회에 보낼 10분 분량의 비디오 연설을 녹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