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 "마스크 안은 나를 위한 배려, 밖은 너를 위한 배려"

입력
2020.09.20 16:11


작품 ‘풀꽃’으로 잘 알려진 나태주 시인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삼성SDI 임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한 위로를 전했다.

20일 삼성SDI에 따르면 나 시인은 삼성SDI 사내 소통 채널 ‘SDI 톡(talk)’을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스크 유용성을 특유의 관점으로 소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마스크 안쪽은 ‘나’를 위한 배려이고 바깥쪽은 ‘너’를 위한 부분"이라며 “마스크 쓰는 행위 자체가 ‘너와 나의 합작’인 것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서로 눈을 피하기 바빴는데 마스크를 쓰며 서로의 눈을 자세히 바라보게 됐고, 그러다 보니 더 깊은 신뢰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나 시인은 이어 “코로나19는 인류의 위기”라며 “잘 견뎌내 살아 남아야 하고 먼저 생존한 다음에야 생활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SDI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오랜 시간 최고의 길을 걸어온 인물들을 분석, 차별화된 경쟁력과 장수의 비결을 조직 내부에 이식하고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의도로 ‘장수 시크릿’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나 시인은 ‘공감과 배려’를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는 덕목으로 지목했다. 그는 “내가 시를 잘 쓴 게 아니라, 그 시에 많은 너(독자)들이 공감해줬기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일이 혼자서만 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입장을 서로 공감하고 배려했을 때 성공적으로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나 시인의 위로의 글에 삼성SDI 임직원들은 ‘매일 마주하는 반복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요즘, 모니터 속 문장에서 깊은 위로를 받았다’, ‘마스크 너머 동료의 예쁜 눈을 바라보고 이야기하게 됐다’ 등 30여건의 댓글을 달아 공감을 표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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