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모델이 20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연루가 처음도 아니고 확실한 물증도 없어 대선에 미칠 파급력은 높지 않아 보인다. 4년 전 대선 때에도 그의 성폭행 의혹이 수차례 제기됐으나 당선을 막진 못했다.
전직 모델 에이미 도리스(47)는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1997년 당시 남자 친구인 제이슨 빈과 함께 사업가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문한 뉴욕 US오픈 테니스 대회 현장에서 그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VIP 구역 화장실에서 나오는 자신을 강제로 껴안고 키스했다는 설명이다. 도리스는 “제발 멈춰달라고 애원했지만 그는 내 엉덩이와 가슴을 포함한 온 몸을 더듬었고 키스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당일 US오픈 티켓과 VIP 박스에서 트럼프, 남자친구 빈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사건 직후엔 “그렇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껴” 모든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노력했지만 이후 어머니와 친구, 심리치료사 등에게 이 같은 내용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도리스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16년 성추문 의혹이 연달아 제기됐을 당시 폭로를 고민했으나 가족을 걱정해 포기했다고 한다. 앞서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여성들이 거짓 폭로라는 비난을 받는 것을 보면서 좌절감을 느꼈다고도 털어놨다. 최근까지 트럼프 관련 성비위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여성은 25명에 이른다.
가디언은 도리스의 주장을 15개월 전에 처음 접했으나 그녀가 공개를 망설였다고 전했다. 최근 딸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폭로 결심을 굳히면서 인터뷰가 성사됐다. 도리스는 “딸들이 이제 13세가 됐다. 네가 원하지 않으면 누구도 너의 몸을 함부로 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알려주고 싶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을 한 누군가와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변호사는 “만약 VIP 박스 내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많은 목격자가 있었을 것이고 그날 이후로 도리스가 며칠 동안 트럼프, 빈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사법기관에 혐의를 제기한 적이 없고 11월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공개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