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비서 출신' 김한정, 김홍걸에 의원직 사퇴 촉구? "결단 내려야"

입력
2020.09.18 14:33
"기다리면 피할 수 있는 소나기 아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종 재산 논란에 휘말린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을 향해 18일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홍걸 의원은 비례대표로 자진 탈당 시 신분 유지가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의원직 사퇴를 촉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금 김홍걸 의원이 처한 사정에 대해 변호하고 옹호할 수 없는 상황이 한탄스럽다"며 "집을 여러 채 구입했는데 납득할 설명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김대중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을 존경하고 따르던 많은 분들의 실망과 원망"이라며 "기다리면 피할 수 있는 소나기가 아니다. 김홍걸 의원이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 언론 매체의 칼럼에서 인용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자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02년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가 터졌을 때 자신이 김홍걸 의원으로부터 사실관계를 처음 확인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홍걸 의원은 금품을 받고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노무현 정부 때 사면 받았다.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었던 김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L.A에 머무르고 있는 3남 홍걸씨를 만나보고 오라고 명했다"며 "혹시 알아볼 눈길을 피해 샌프란시스코 공항 주변 호텔방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이어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홍걸씨는 입을 열었다"며 "'액수는 차이가 있지만 수차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청탁을 들어준 일은 없다'는 말을 듣고 보고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때 대통령님의 낙담과 충격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속이 타던 여사님은 눈물을 보였다"고 돌아봤다.

김홍걸 의원은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 등록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재산신고에서 10억원대 아파트 분양권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2016년 연달아 주택 3채를 구입해 투기 의혹까지 더해져 민주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된 상태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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