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플랑티스, 장대높이뛰기 세계新…부브카 기록 26년 만에 깨졌다

입력
2020.09.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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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장대높이뛰기 '신성' 아르망 뒤플랑티스(21ㆍ스웨덴)가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세르게이 부브카(57ㆍ우크라이나)의 기록을 26년 만에 넘어섰다.

뒤플랑티스는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15를 넘었다. 부브카가 1994년에 작성한 종전 기록 6m14를 1㎝ 뛰어넘은 세계 신기록이었다. 부브카의 기록은 육상계에서 불멸의 기록으로 평가 받았다. '인간새'로 불리며 시대를 풍미한 부브카는 이날 전까지 남자 장대높이뛰기 실외경기 세계 1∼8위 기록을 독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뒤플랑티스가 26년 만에 세계 기록을 바꿔놓으며 부브카는 역사에서 '2인자'로 밀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뒤플랑티스는 실외 공식 경기에서 총 13차례 6m15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날도 첫 번째 시기는 좌절했지만 2차 시기에서 마침내 마의 6m15를 넘었다. 그는 바를 넘자마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뒤플랑티스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실내경기 세계기록(6m18)과 실외 세계기록을 모두 보유하며 명실공히 역대 최고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뒤플랑티스는 경기 후 세계육상연맹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정말 꿈꾸던 순간인데, 아직 꿈을 꾸는 것 같다"라며 "실외 경기에서도 세계기록을 세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6m15는 내가 평생 잊지 못할 숫자다. 정말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뒤플랑티스는 미국 장대높이뛰기 선수였던 아버지 그레그 뒤플랑티스와 육상 7종 경기와 배구 선수로 뛰었던 스웨덴 출신 어머니 헬레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형 안드레아스도 장대높이뛰기 선수다. 뒤플랑티스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를 따라 스웨덴 국적을 택했다. 7세 때 이미 3m86을 뛰어 '장대높이뛰기 신동'이라고 불린 그는 15세 때 이미 세계 유스 챔피언십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2018년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20세 이하) 세계 기록인 6m05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지난해 월드챔피언십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올해 2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인도어 투어미팅에서는 6m18을 넘어 2014년 르노 라빌레니(프랑스)의 6m16을 1㎝을 경신하고 실내경기 세계 기록도 새로 썼다.

세계육상연맹은 "뒤플랑티스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높이 나는 선수가 됐다"고 찬사를 보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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