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쇼핑 플랫폼으로 군림하고 있는 네이버가 외부 기관에 자사 데이터를 공개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뉴딜 정책에 발 맞춘 행보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보유하고 있던 쇼핑 및 지역 비즈니스 관련 데이터를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5월 출범한 금융데이터거래소는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데이터를 비식별 처리한 상태로 사고 팔 수 있는 중개 플랫폼으로, 지난달 '데이터 3법'이 시행되면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는 비금융사로서는 최초로 이 곳에 데이터를 등록했다.
네이버가 이번에 공개한 데이터는 분야별 온라인 쇼핑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와 각 지역에 특화한 데이터다. 이를 은행, 카드사 등 금융권 데이터와 결합하면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네이버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비즈니스 키워드'와 '성별 및 연령대에 따른 구매 패턴' 데이터를 결합하면 새로운 의미를 가진 정보가 나올 수 있는 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 동안 네이버의 쇼핑 통계 기술을 활용해 매출 증대 등 성과를 이뤄낸 기업이 많았다"며 "이용자가 많은 만큼 데이터의 가치가 크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하게 이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데이터 개방은 올해 7월 한성숙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한국판 뉴딜 보고대회'에서 약속한 '데이터를 통한 사회발전 기여'의 한 방식이다. 당시 한 대표가 직접 금융데이터거래소 참가를 언급한 바 있다.
한 대표가 약속한 또 다른 디지털 뉴딜 방안으로 네이버가 내놓는 것은 '네이버 클라우드 데이터 샌드박스'다. 이는 국내 인공지능(AI) 연구 및 혁신기술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개하는 데이터 모음으로, 네이버는 자사 데이터와 공공 데이터, 제휴를 통해 확보한 외부 기업 데이터 등을 한 데 모아 보안성 높은 클라우드를 통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종류는 △텍스트, 이미지 등 AI 학습용 데이터 △쇼핑, 지역, 검색 등 사용자 행동 데이터 △신사업 개발과 공익 연구를 위한 공공 데이터 등이다.
네이버는 연구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에서 데이터 분석 도구와 고성능 인프라, 스토리지 등의 환경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는 데이터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하는 단계이며, 10월 중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거쳐 연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추후 이 데이터를 활용한 경진대회와 산학연계 프로젝트 등이 진행되며, 협력사 및 국가기관과의 제휴를 확대해 데이터 종류도 점차 다양화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금융데이터거래소와 클라우드 데이터 샌드박스를 통해 공개되는 방대한 네이버의 데이터가 중소상공인의 성장과 관련 산업계 연구에 기여함으로써 디지털 뉴딜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가치 있는 데이터 공개를 통해 사회 발전과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