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하이튼 미국 합참차장이 북한이 적은 수의 핵무기를 개발했다며 미국과 이웃국가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 고강도 제재가 가동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핵능력을 꾸준히 증강시켜왔다는 최근 미 당국의 입장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이튼 차장은 17일(현지시간) 미 국방대 대량살상무기 연구센터 주최 화상 심포지엄에서 “러시아가 수백, 수천개의 핵무기를 만들어 왔고, 중국 역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에 도전하는 강력한 핵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한 뒤 북한을 거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기밀이고 여러 면에서 이해하기도 어렵다”면서도 북한의 핵무기 역량과 관련해 ‘소수(a small number of)’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다만 소수가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이튼 차장은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는 미국의 방어 역량은 미사일방어체계(MD)가 아니라 핵 억지력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MD가 북한의 위협에 맞서 방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미사일방어 능력은 시작이 아니다. 방어는 우리의 전략적 억지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과 B-2 폭격기, 오하이오급 원자력잠수함을 억지력 수단으로 거론했다. 모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기종들이다.
하이튼 차장의 발언은 최근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이 발간한 저서 ‘격노’ 내용을 둘러싸고 한국 내에서 벌어진 논란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2017년 북한이 화성-14형을 발사한 뒤 북한의 정권 교체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작전계획 5027'을 연구ㆍ검토했다는 서술과 관련, 북한이 핵무기 80개를 사용할 것이라고 풀이한 의견과 북한의 공격에 대응하는 전략 중 미국이 80개의 핵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북한의 정확한 핵무기 보유 숫자를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달 미 국방부는 '북한 전술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는 20∼60개이며 매년 6개를 새로 생산할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