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5배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난창대학 제2부속병원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의사협회 저널 안과학(JAMA Ophthalmology)'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1월27일부터 3월13일 사이 중국 후베이성 코로나19 환자 276명을 관찰, 이중 16명이 근시로 하루 8시간 이상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실험군 중 5.8%로 안경을 착용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보다 낮았다.
중국 후베이성 전체 인구 중 근시로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이 31.5%에 이른다는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낮은 수치다. 이를 종합하면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5배 가량 낮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 이유로는 안경이 눈을 통해 침투해 코로나19가 'ACE-2'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막아주는 장벽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안경을 쓴 사람들이 눈을 만지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는 것이다.
다만 학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이뤄진 데다, 피실험자들의 손 씻기 및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정보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눈이나 점막으로 들어온 바이러스 입자를 통해 코로나19에 전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경이 마스크와 유사한 방식으로 침방울이나 오염된 손을 통한 감염을 막아준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로 들어가는 중요한 통로로, 사회 접촉을 할 때 안경 착용은 눈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 침투를 막기 위해서는 손으로 눈을 만지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