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데" 윤지오, 법무부 '소재 불명'에 반박

입력
2020.09.17 13:57
법무부 "한국 수사권 미치지 않아 현지에 공조 요청"


'고 장자연 사건' 증언자로 나섰다가 후원금 사기 의혹 등에 휩싸인 뒤 해외로 출국한 배우 윤지오씨가 법무부가 '소재를 알 수 없다'고 한 것과 관련,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일자 법무부 또한 "송환을 위한 사법 공조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윤씨는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소재 파악이 안 된다고? 집주소 알고 계시고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글을 남겼다. 그는 "적색수배에 애초 해당하지도 않는데 한국에서 적색수배 신청만하고는 여권을 무효화 한 소식조차 경찰이 아닌 언론을 보고 알았고 저는 캐나다에서 이러한 일들을 역으로 다 보고하고 되레 보호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얼마 전 보안 문제가 생겨 캐나다 경찰들이 직접 와 안전을 체크한 적도 있다"면서 "당신들의 마녀 사냥으로 잃어버린 일상 되찾아가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윤씨는 "저는 현재 건강상 장시간 이동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이며, 꾸준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리고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캐나다 경찰의 보호 속에서 무탈하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조를 먼저 제안한 것은 캐나다이고 거부의사를 표명한 것은 한국 경찰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제가 중대한 범죄자라도 되는 듯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여권무효화를 하고 그런 일을 언론으로 가장 먼저 알리는 경찰, 검찰의 행동은 도가 지나친 것이며 매우 경악스럽고 유감이다"라고 썼다.

앞서 윤씨는 8일 캐나다 토론토 CN타워를 배경으로 10초가량 찍은 생일파티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윤씨가 머문 장소를 특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사법당국이 윤씨의 소재를 알면서도 잡지 않는다는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전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답변 자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윤씨의 해외 출국을 사유로 5월11일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무부는 "윤씨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여서 체포 영장을 발부받고 지명수배했다"며 "인터폴 수배와 형사사법 공조시스템을 활용해 신병 확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법무부는 이날 '한국 수사당국이 윤지오의 소재를 모르고 있다'거나 '잡을 의지가 전혀 없다'는 일부의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피의자가 국외에 있으면 한국 정부의 수사권이 미치지 않아 현지 수사기관에 사법 공조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건(윤지오 사건)을 포함해 외국으로 도피한 범죄인을 끝까지 추적ㆍ송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정부의 협조 요청이 있더라도 △이 사건을 어떻게 판단할 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윤씨의 신병을 확보해 송환할 지는 전적으로 캐나다 사법당국의 의지에 달려 있어, 실제 윤씨의 송환은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씨에 대해서는 불법으로 후원금을 모금한 혐의 등으로 다수의 고소ㆍ고발이 접수된 상태다.

손성원 기자
최동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