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복심' 이마이 퇴장... 측근 기용해 기반 다지는 스가

입력
2020.09.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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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규제 주도한 인사
코로나 대응서 스가 배제하며 주도권 경쟁
'경산성 주도' 아베 정권과 차별화 기대감도
이즈미ㆍ스기타 축으로 '관저주도' 지속될듯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의 출범에 맞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최측근인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 보좌관 겸 정무비서관이 퇴임하면서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가 총리가 '아베 계승'에만 그치지 않고 '스가 시대'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아베 정권에서 이마이 전 보좌관이 맡아온 정책 조정은 국토교통성 출신으로 스가 총리의 오른팔인 이즈미 히로토(和泉洋人) 총리보좌관이 맡는다. 스가 총리가 측근 중용을 통해 권력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셈이다.

국정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이마이 전 보좌관의 퇴장은 상징성이 크다. 경제산업성 출신인 그는 아베 정권에서 '문고리 권력'으로 통했다. 실제 인사ㆍ정책ㆍ외교 등의 핵심 사항은 아베 총리와 스가(관방장관), 이마이 3명이 최종 결정해 왔다. 총리관저 주변에선 "이마이를 거치지 않으면 아베 총리와 만날 수도 없다"는 하소연이 들릴 정도였다.

이마이 전 보좌관은 2006년 1차 아베 정권의 총리 비서관을 거쳐 2012년 아베 재집권 후엔 아베노믹스 등에 깊숙이 관여했다. 전문 분야가 아닌 일대일로(육상ㆍ해상 실크로드) 협력과 쿠릴 4개섬 반환 협상 등 중국ㆍ러시아와의 외교에도 발을 담그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지난해 한국을 겨냥한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제외의 밑그림을 그린 장본인이다.

스가 정권에서 이마이 전 보좌관의 퇴장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마이 전 보좌관이 초중고 휴교와 '아베노마스크' 배포 등 아베 총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결정 과정에서 관방장관이던 스가를 배제하면서 앙금이 쌓였다. 당시 스가 관방장관이 밀려 났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들의 정책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아베 정권에선 재무성ㆍ외무성의 입지가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이마이를 필두로 한 경산성 출신 보좌관들이 득세했다. 이번에 줄줄이 옷을 벗었다. 이를 두고 스가 정권에서 주요 정책 결정을 둘러싼 부처 간 역학 관계가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일 수출규제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 쪽으로 가닥을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강제동원 배상과 관련해 "국제법 위반 주체가 한국임은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도쿄의 한 소식통은 "강제동원 배상이란 본질적인 문제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이마이 교체만으로 양국관계가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총리관저에서 이마이 역할을 맡을 이즈미 보좌관은 2013년부터 관방장관이던 스가 총리와 호흡을 맞춰왔다. 사학스캔들 연루에다 후생노동성 여성 관료와의 불륜여행이 드러났던 그를 유임한 것은 그만큼 스가 총리의 신뢰가 두텁다는 방증이다. 이번에 유임된 스기타 가즈히로(杉田和博) 관방부(副)장관도 관저를 책임질 핵심 인사다. 경찰 출신으로 내각인사국장을 겸임하고 있다. 인사와 정보로써 관료사회를 장악한 '관저주도 정치'는 스가 정권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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