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전 지구 평균보다 높고, 최근 1년간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발간한 '2019 지구대기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충남 태안 안면도와 제주 고산, 경북 울릉도ㆍ독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각각 417.9ppm, 416.9ppm, 414.5ppm으로 조사됐다. 모든 측정 지역에서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전 지구 평균 농도인 409.8ppm을 상회하는 결과다. 특히 국내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가장 높은 안면도와 전 지구 평균 농도의 차이는 8.1ppm에 이른다.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율도 예년에 비해 급격히 상승했다. 한반도에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가장 오랜 기간(1999년~) 측정, 대표적인 기후 변화 감시소로 꼽히는 안면도는 1년 전인 2018년 415.2ppm과 비교해 2.7ppm 증가했다. 지난 10년간(2010~2019년) 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 평균 증가율이 연간 2.3ppm, 안면도 역시 같은 기간 2.4ppm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1년간 농도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2019년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던 이유는 전 세계적인 고온 현상으로 해양, 토양의 미생물로부터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뿐 아니라 미국 하와이(마우나로아)에서도 지난해 이산화탄소 농도가 전년 대비 2.9ppm 증가, 최근 10년간 마우나로아의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율인 2.4ppm을 크게 웃돌았다.
2019년은 미세먼지 농도도 평년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도와 제주도 고산의 미세먼지(PM10) 연평균 값은 관측 이래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지난해 안면도의 미세먼지 평균 값은 39㎍/㎥로 최근 10년 대비 8.3% 증가했고 제주도 고산도 35㎍/㎥로 측정, 최근 8년 대비 16.7%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동안 강하게 불던 겨울철 북서계절풍이 2019년에는 다소 약화했고, 관측 지점의 연무 현상 일수가 최근 10년 대비 약 58~130%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구대기감시 보고서는 미래 기후변화에 대비한 국가정책 수립과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01년부터 매년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온실가스, 오존, PM10 등의 관측 자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