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586에 5분간 쓴소리 “뜨거운 심장, 어째서 차갑게 식었나”

입력
2020.09.16 20:10


“한때 변화의 가장 큰 동력이었던 사람들이 어느새 시대의 도전자가 아닌 기득권자로 변했다. 말로만 변화를 이야기할 뿐, 사실은 변화를 가로막는 존재가 됐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16일 정부·여당의 핵심그룹인 586세대 민주화운동 세력을 향해 작심한 듯 소신 발언을 내놨다. 장 의원은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4분 53초를 할애해 586을 겨냥한 쓴소리를 했다.

자신을 1987년생이라고 소개한 장 의원은 “21대 국회에는 그 87년 민주화의 주역들께서 많이 함께하고 계신다”며 “민주화를 위해 자신의 젊음을 내던진 1987년의 모든 청년, 바로 여러분들은 존경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많은 시민이 기대에 부풀었다”며 “민주화 주인공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권력을 잡을 때, 그 권력이 우리 사회의 케케묵은 과제를 청산하고 우리가 마주한 도전에 용감하게 부딪힐 것을 기대했다”고 했다.

장 의원은 국회의원석을 잠시 둘러봤다. 이어 “모두가 평등하고 존엄한 세상을 위해 사랑도 이름도 남김없이 싸우겠다는 그 뜨거운 심장이 모두 어째서 이렇게 차갑게 식어버린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청년 시절 정의와 민주화를 위해 싸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아빠 엄마 찬스' '갑질' '성추문' '부동산 투기' 등 특권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을 겨냥한 것이다.

장 의원은 “더 나쁜 놈이 있다고, 나 정도는 양반이라고 손쉬운 자기 합리화 뒤에 숨지 말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젊은 시절의 뜨거움을, 과거 무용담이 아니라 이 시대의 벽을 부수는 노련한 힘으로 바꿔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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