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각 총사퇴... "어려울 때 도와준 국민께 감사"

입력
2020.09.16 10:50
"경제ㆍ외교에 전력, 모든 국민 덕분" 소회 밝혀
역대 최장수 총리지만 공문서 조작 등 폐해도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로서 임기를 마치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16일 지난 7년 8개월여 장기 집권을 회고하며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에 "정권 탈환 이후 경제 재생과 국익 수호를 위한 외교에 하루하루 전력을 다해왔다"며 "모두 국민들의 덕분이며 어려울 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탄생하는데 강력한 지원과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선 "약의 효과가 있어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 한 사람의 의원으로서 스가 정권을 지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후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내각 장관들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내각 총사퇴가 이뤄졌다.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 승리로 재집권한 뒤 이날까지 연속 2,822일 재임했다. 2006~2007년 1차 정권 때를 포함하면 통산 3,188일을 재임했다.

아베 총리는 재집권 후 아베노믹스와 미일동맹을 축으로 한 외교에 주력하며 성과로 강조했다. 그러나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경제가 집권 이전 수준으로 침체했고 북한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외교에서도 진전이 없었다.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는 정체 상태다.

반면 인사권 장악에 따른 관료들의 손타쿠(윗 사람의 의중을 헤아려 행동함) 문화, 재무성의 공문서 조작 등의 부정적 유산도 적지 않았다. 사학스캔들과 벚꽃을 보는 모임 관련 의혹 등은 해명되지 않은 채 장기 정권의 막을 내리게 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일 지병 재발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영국, 러시아, 캐나다, 필리핀 등 10여개국 정상들과 전화회담을 가졌다. 지지통신은 한국과 중국과는 전화회담을 하지 않았다며 최근 중일ㆍ한일관계를 상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권 자민당의 스가 총재는 이날 오후 소집 예정인 임시국회 중ㆍ참의원 양원 본회의에서 총리 지명 투표를 거쳐 제99대 총리로 선출된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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