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금융지주사들의 순이익이 1년 전보다 11% 급감해 7조원대로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금융지주들이 충당금을 많이 쌓은 게 주요 원인이 됐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KBㆍ신한ㆍ농협ㆍ우리ㆍ하나ㆍBNKㆍDGBㆍJBㆍ한투ㆍ메리츠 등 금융지주회사 10곳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7조6,262억원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9,430억원(11%) 줄어든 규모다.
금감원은 "대출 확대 등으로 자산이 늘었으나 코로나19 불확실성을 고려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면서 당기순이익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반기 기준 금융지주회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28.62%로 지난해 말보다 5.33%포인트 상승했다.
지주사 이익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 부문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도 컸다. 은행 부문 순이익은 5조4,7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51억원(14.1%) 감소했다. 이 또한 은행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한 탓이다.
금융투자 부문의 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188억원(29.1%)이나 감소한 1조2,625억원에 그쳤다. 자기매매 및 펀드 관련 손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반대로 여신전문금융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42억원(25%) 늘어난 1조2,693억원을 기록했으며, 보험 부문도 1,582억원(26.9%) 늘어난 7,459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금융지주회사가 자산건전성을 지속 관리하는 가운데 자영업자ㆍ중소기업 등 실물경제 자금공급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고,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및 자본확충ㆍ내부유보 등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