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지금은 척화파 아닌 주화파가 필요한 시대"

입력
2020.09.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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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차기 총회장 유력
정부와 관계 개선 여부 관심


"역사를 보면 명분과 자존심을 내세웠던 김상헌은 아무 일도 못했지만, 실리를 추구했던 최명길은 그래도 나라와 백성을 살렸지 않습니까? 서로 다투지 말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힘을 다시 모아야 합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가 최근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을 읽은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다 남긴 소회다. 소 목사가 병자호란 당시 척화파(斥和派) 김상헌, 주화파(主和派) 최명길 이야기를 들고 나온 건 소설에서 "한국교회의 현실이 오버랩"됐기 때문이었다.

소 목사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끝까지 현장예배를 고집하는 분은 척화파의 지도자인 김상헌으로 비유를 할 수 있고,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목회자는 주화파인 최명길에 비유할 수 있다"며 "척화론이나 주화론 모두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이었지만 김상헌은 자존심을 추구했고 최명길은 실리를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교회도 정부 방역에 협조해야 하는 사회적 여건을 고려해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소 목사는 "집단감염이 거의 없고 안전한 지역에서 현장예배를 끝까지 고수하는 목사님들을 기본적으로 존경한다"면서도 "예배를 드리다가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되면 그 비난과 공격은 한국교회 모두가 같이 받아야 하는" 현실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소 목사의 발언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 부총회장으로서 이번 달 열리는 총회에서 차기 총회장으로 유력시 되는 비중 있는 인사인데다, 교계 대표 자격으로 활동하는 대부분의 인사들이 "정부가 자꾸 개신교계만 가지고 뭐라 그런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은 발언이어서다.

이 때문에 소 목사가 총회장에 추대되면 정부와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이미 교계 일각에서는 소 목사를 향해 "정부에 한 마디 말도 못하고 꼬리를 내려 교회 예배가 힘들어지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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