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신용ㆍ체크카드 이용액이 작년보다 줄었다. 반면 카드 대출은 늘어, 소비를 줄이고 대출을 늘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신용ㆍ체크카드 이용액은 42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26조1,000억원)보다 0.3%(1조3,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이용액이 2018년 상반기보다 5.1%나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감소다.
특히 신용카드 이용액이 감소세를 주도했다. 법인의 신용카드 이용액은 5.1%(3조8,000억원) 줄었다. 작년 상반기 7.1%나 늘었던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도 올해는 1% 증가에 그쳤다. 개인과 법인 모두 신용카드 사용을 확 줄인 것이다.
반면 신용카드를 이용한 대출은 늘었다. 상반기 카드대출(카드론ㆍ현금서비스) 이용액은 53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조3,000억원)보다 1.4%(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카드론 이용액(25조4,000억원)은 10.5%(2조4,000억원)나 급증했다.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오히려 5.7%(1조7,000억원)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중ㆍ저신용자들이 카드론 대출을 늘리는 대신, 상환 기간이 짧아(1달) 부담이 큰 현금서비스는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드론은 사전에 정해진 신용도에 따라 별도 심사 없이 받을 수 있다. 다만 금리는 연 10% 중반~20%로 비싼 편이다.
8개 전업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1조1,1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1,776억원) 증가했다. 카드론 수익(1,243억원) 등이 증가했고, 총비용이 크게 감소하며 순이익이 개선된 덕이다. 카드사들은 업무제휴 수수료(-1,319억원)와 대손비용(-1,050억원) 등을 중심으로 비용이 감소했다.
금감원은 "상반기 연체율, 조정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상태를 지속했다"며 "코로나19 장기화 및 경기둔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