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휴가 미복귀? 현씨 주장, 카투사 시스템 상 불가능"

입력
2020.09.14 12:06
秋아들과 같은 부대 근무한 제보자 
"미복귀라면 늦어도 25일 오전에는 난리 났어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가 군 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를 했다고 한 현모씨의 제보가 카투사 시스템 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서씨와 같은 시기 주한 미8군 한국군 지원단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사단본부중대 지원반에서 근무한 익명의 제보자는 1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뉴스에 나오는 내용은 저희 부대가 실제로 운영되는 시스템과 괴리가 있는 이야기들"이라며 현씨의 주장을 일일이 반박했다.

우선 휴가 복귀자 보고 체계가 현씨 주장과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현씨는 서씨의 휴가 미복귀를 2017년 6월 25일 저녁이 돼서야 알았다고 했는데, 미복귀가 맞다면 애초 서씨의 휴가 복귀 예정일인 6월 23일에 상황을 인지했어야 하는 게 맞다는 설명이다.

"23ㆍ24일 근무한 당직병, 미복귀 내용 모른다고 해"

제보자는 "현씨 주장대로라면 (서씨가) 무려 3일째 복귀를 안 한 셈인데, 그럼 23일 당직병이 미복귀 여부를 제일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며"제가 (얼마 전) 당시 인사과 당직을 섰던 인원들이랑 사실 확인을 해 보니 23일과 24일에 당직을 섰던 인사과 인원들은 미복귀 관련 내용을 기억하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났다면 다들 기억을 할 것이고, 지금처럼 서씨 부모님의 직업을 인지하는 상황이었다면 뚜렷이 기억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서씨가 이미 병가를 한 번 연장했기 때문에 몸이 불편하면 연가를 연장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월요일에 부대일지를 업데이트 했다고 하더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이 부대일지에 반영되지 않은 건 인사 담당 계원이 외박을 나가는 등 일지 수정 권한을 가진 사람이 부재중이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병역 현황판에 휴가자 복귀 여부를 실시간으로 기입한 뒤 추후 부대일지에 반영하기 때문에 25일에 서씨의 휴가 연장 여부를 몰랐다는 건 잘못된 주장이라고 했다.

제보자는 또 "당직병은 인원을 저녁에 체크하는 게 아니라 아침 9시 당직을 시작할 때 복귀 인원과 부대 잔류 인원을 제일 먼저 파악한다"며 "점호를 하지 않더라도 인원 복귀 여부는 계속해서 보고가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서씨의 복귀가 문제였다면 23일, 늦어도 25일 오전에는 파악됐어야 하므로 현씨의 주장이 틀렸다고 한 것이다.

"당직병이 25일 밤 10시 복귀한 것처럼 꾸밀 수 없어"

현씨가 25일 서씨에게 전화를 해 당일 밤 10시까지 복귀하라고 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보자는 "당직병은 미복귀 인원이 발생하면 즉시 보고를 해야 한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미복귀 여부를 감싸는 건 어렵다"며 "(현씨가 서씨의 연가 사용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전화를 해 들어오라고 했는데, 연가 중인 사람이 (그 시간에 부대에) 들어가겠다고 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현씨가 서씨에게 오후 10시까지 복귀하면 야식 장부를 통해 문제가 없도록 조처하겠다고 설득했다는 것 역시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제보자는 "근무상 식사를 못하는 병사를 위해 누가 몇 시에 야식을 시켜 먹었는지 보고하는 '야식 장부' 체계가 있는데, 야식 장부는 (야식을 먹기 전에) 먼저 기입을 해야 한다"며 "'야식 장부로 넘어가게 내가 상황을 해결해 볼 테니 지금 들어오라'고 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야식 장부와 휴가 복귀 장부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둘(서씨와 현씨)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군령을 어기면서까지 도와주는 긴밀한 관계였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그런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현씨, 휴가 처리 얘기한 상급자 얼굴 알 것"

얼굴을 모르는 한 육본(육군본부)에서 온 상급자가 현씨에게 서씨의 휴가 문제가 이상이 없다고 했다는 주장도 앞뒤가 맞지 않다고 했다. 제보자는 "미군 부대는 미리 승인을 받지 않아 출입증이 없는 인원은 들어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씨와 통화를 마친 뒤 상급자가 20분 만에 육본에서 카투사로 오는 게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씨가 자신에게 지시한 상급자의 얼굴을 모른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지역대까지 도보로 3분 정도 밖에 안 걸릴 정도로 부대가 좁기 때문에 (장교의) 성함은 몰라도 얼굴은 알 수 있다"며 "현씨는 선임병장이었는데, 사단본부장대에서 근무하는 선임병장, 시니어 카투사들은 지원장교의 얼굴을 알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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