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페더러(39ㆍ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4ㆍ스페인)이 빠지고 노박 조코비치(33ㆍ세르비아)가 4회전에서 일찌감치 실격패 한 US오픈 남자 단식 제왕은 세계랭킹 3위 도미니크 팀(27ㆍ오스트리아)이었다. 팀은 결승에서 세계랭킹 7위 알렉산더 즈베레프(23ㆍ독일)를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페나조’ 시대 이후 ‘차세대 왕’을 예약했다.
팀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최종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즈베레프와 4시간 1분간 펼쳐진 치열한 승부 끝에 3-2(2-6 4-6 6-4 6-3 7-6<8-6>) 대역전승을 거뒀다. 2018년과 2019년 프랑스오픈, 올해 호주오픈에서 세 차례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팀은 이로써 3전 4기 끝에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준결승에서 첫 두 세트를 내주고 역전승을 거둔 즈베레프는 결승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1,2세트 서브와 리시브 모두에서 팀을 압도했다. 반면 팀은 1세트 첫 서브 성공률이 37%에 그칠 정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다시 준우승에 그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3세트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즈베레프 샷이 조금씩 무뎌졌고, 팀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두 차례 연속으로 즈베레프의 서브 게임을 따내며 반격에 성공했다.
4세트 들어 즈베레프는 서브 속도가 한때 시속 140㎞대까지 떨어졌고, 팀은 리턴 게임에서도 주도권을 틀어쥐며 세트 스코어 2-2를 만들었다. 승부는 5세트 타이브레이크로 치달았고, 결국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팀이 이겼다. 즈베레프는 마지막 랠리에서 아웃을 범하며 우승을 팀에 내줬다. 2011년 프로 데뷔 이래 10년 가까이 기다려온 메이저 대회 우승을 확정한 팀은 코트에 드러누워 숨을 몰아 쉬었다. ‘페나조’ 외 선수가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한 건 2016년 US오픈 우승자 스탄 바브린카(35ㆍ스위스) 이후 4년 만이다.